지난 4일 군산 서래포구에 어선들이 정박해 있다.[기획=뉴전북] 입춘을 앞둔 포근한 날을 보인 지난 4일 오후에 찾은 군산 ‘서래포구’는 유독 더 아늑한 마을의 매력을 뽐냈다.
서해로 이어지는 금강 하구와 경포천이 만나는 곳에 있는 서래포구에는 이날도 정박한 여러 척의 작은 어선들을 볼 수 있었다.
어선을 수리하며 조업을 준비하는 분주한 주민과 어선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는 서너 명이 주민도 눈에 띄었다.
물이 빠져나간 포구 갯벌에는 갈매기를 비롯해 청둥오리 같은 철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부러 꾸미지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 남은 마을 풍경과 잔잔한 연안은 없던 여유마저 느끼게 한다.
한때는 수백 척의 배가 드나들었지만 이제 오랜 삶의 흔적과 옛 정취를 간직한 서래포구는 최근 철길마을과 함께 잠시 들리는 레트로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포구를 바라보면 청둥오리 같은 철새들이 눈에 띈다.
서울로 가는 포구 ‘경포(京浦)’ 어업·상무역 활발
일제강점기부터 점차 활기 잃어
서래포구는 조선시대 군산의 어업과 상무역이 가장 활발했던 민간인 포구였다.
당시 충청도, 전라도에서 나온 농산물과 어물, 직물 등의 집산지인 서래장의 배후 포구였다고 한다. 서래장터는 한강 이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3·5만세운동을 계획하고 시작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서래’는 서울로 가는 포구라는 의미로 군산식 발음인 ‘슬애’라 불렸고 ‘경포(京浦)’라고 표기했다.
700여 개의 배가 드나들었던 이곳은 실뱀장어, 꽃게, 주꾸미 등을 수확하며 군산 수산업의 중흥기를 이끌던 곳이었다.
하지만 서래포구는 일제강점기부터 철도와 도로가 생기고, 인근에 근대식 부두인 째보선창이 들어서자 점차 활기를 잃게됐다.
군산의 유일한 동제인 ‘당산제’를 지내는 당우(堂宇) 모습.
200년 넘게 지낸 ‘중동 당산제’
하지만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군산의 유일한 동제(洞祭)인 ‘당산제’는 그 명성을 기억하게 한다. 중동 당산제는 해마다 정월 대보름날 열린다. 동국여지승람(1481)의 기록에 따르면 조선시대부터 이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원래 당우(堂宇)가 있던 곳은 재래시장이었던 ‘서래장’을 지켜준다고 믿는 서래산(돌상)에 있었는데, 1976년 주민들이 나서서 당우(堂宇)를 옮겼고 지금 중동 복합커뮤니티센터 옆에 보존 중이다.
제문을 보면 주민의 안녕과 복을 축원하고, 풍년과 풍어를 기원했으며 그만큼 이 지역은 많은 사람의 삶의 터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농토는 대부분 주택 단지가 됐지만, 어업은 지금도 이곳 주민들의 경제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서래포구 마을의 모습.
과거를 안고 미래로 나아가는 서래포구
아직도 1970~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골목길을 마주할 수 있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오래된 주택들이 남아있는 서래포구 마을에는 새로운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서래포구는 지난 2021년 낙후된 어촌과 어항을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하는 ‘어촌뉴딜 300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이 사업으로 ‘서래삶문화센터’가 사업비 총 74억 5700만 원을 투입해 지난 2021년 2월 착공했다. 건물은 연 면적 572.45㎡ 2층으로 이뤄졌고, 주변 산책로가 조성된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3~4월 중으로 준공 마무리 절차를 밟고 상반기 안으로 운영에 들어가 주민의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군산 중동에는 정겨운 옛 정취를 지닌 골목길을 볼 수 있다.
지난 2021년 어촌뉴딜 300 사업으로 건립된 서래삶문화센터가 올해 상반기 운영을 앞두고 있다. 이연희 기자 hb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