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은 장기간 지속해온 ‘나를 비롯한 그대들’시리즈를 통해,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형상과 감정, 사회적 관계를 조형적으로 기록해왔다. 단순화된 사각 형태의 인체는 문명 사회가 구축한 규범적 틀을 상징하며, 작가는 이를 통해 동시대 인의 내면적 풍경과 익명성을 조각·설치·평면 등 다양한 매체로 확장해 왔다.

목록_950×1605×120mm_수건,모터,철_2025
이번 전시는 이전 전시 《인간 기술서에서》다루었던 “기록 가능한 인간”의 구조에서 벗어나, 무명인의 시간과 감정의 흔적을 조명한다. 작가는 모든 것이 수치와 데이터로 모든 것이 정리되는 시대에 “기억되지 않는 존재와 감각되는 사물의 간극”을 따라가며, 익명의 존재들이 남긴 불완전한 흔적을 시각화 한다. 그리고 사라진 존재의 기억을 ‘수건’이라는 일상적 사물로 형상화했다.
전시장에는 조각과 설치, 평면이 결합된 신작들이 함께 선보인다.
문민의 이러한 작업은 디지털 시대의 표상처럼 익명화된 삶 속에서 삭제되거나 기록되지 않는 존재들의 부산물을 통해 동시대인의 감정, 욕망, 흔적의 층위를 탐구의 결과이다. 이번 전시는 조형적 실험을 통해 무명인의 존재가 어떻게 남겨지고, 어떻게 다시 감각될 수 있는지 묻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동시대 전북미술의 실험성과 조형적 깊이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관람객들과 공유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서울 분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년도에 대관 공모를 통해 개별 전시를 선정하며, 작가와 평론가를 연결하는 비평 매칭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한 대관 전시가 모두 종료된 이후에는 한 해 동안 참여한 전시를 아카이빙한 연감 도록을 발간할 예정이다. 전시는 월요일 휴관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유 미 기자 sea713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