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탄생 과정
하늘과 땅의 정기를 받아 만물이 형체로 변한다. 남성의 정기는 혼(魂)이 되고, 여성의 정기는 백(魄)이 된다.
아기를 잉태(孕胎)한 첫 달에는 우유가 응결된 것처럼 보이며, 두 달째는 작은 과실과 같은 모양의 오얏(자두의 옛 스런 이름)과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다.
셋째 달엔 사람 모습의 형상을 이루게 되며, 넷째 달엔 남․녀를 구분하게 된다. 다섯째 달엔 근육과 뼈가 생기며, 여섯째 달엔 신체에 털이 나고, 일곱째 달엔 혼이 놀면서 손을 움직인다.
여덟째 달엔 백이 놀면서 왼쪽 손을 움직이고, 아홉째 달엔 세 번 몸을 굴리고, 열 달째에는 체구가 만족하여 모태(母胎)에서 나온다.
만삭 달이 넘어서 낳는 아이는 부귀(富貴)와 장수(長壽)를 겸하고, 달이 모자라서 낳는 아이는 빈천(貧賤)하고 요절(夭折)한다.
상양자(上陽子)는 사람이 처음 기(氣)를 받을 때 9일 만에 음양이 정해지고, 49일 만에 비로소 배태(胚胎)가 된 뒤에는 7일 만에 한 번씩 변하여 306일과 296일 만에 낳는 아이는 상기(上器)되고, 286일과 266일 만에 낳는 아이는 중기(中器)가 되며, 256일과 246일 만에 낳는 아이는 하기(下器)가 된다고 했다.
천간(天干 : 60갑자의 윗 단위)은 남성이 반드시 여성과 합(合)해서 아이를 낳고, 지지(地支 : 60갑자의 아랫 단위)는 축(丑)이 반드시 자(子)에 합해서 자라니 이것이 천지(天地)의 덕으로 사람이 탄생하게 되는 이치다.
그러므로 아홉 달째에 신이 배치되고 기가 충만해서 태(胎)가 완전하게 된다. 열 달째에 아기를 안으니 이것 역시 천지의 덕에 기(氣)가 합한 후에 출생하는 이유라고 했다.
석가모니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이 서로 화합하여 사람의 근육과 뼈와 피부를 이룬다고 했다. 근육과 피부는 지(地)에 속하고, 정혈(精血)과 진액은 수(水)에 속하며, 호흡과 습관은 화(火)에, 영명(靈明)과 활동은 풍(風)에 속하는 법이라고 했다.
따라서 풍이 그치면 기가 끊기고 화(火)가 없어지면 신체가 한냉(寒冷)하며, 수(水)가 마르면 혈이 마르고 토(土)가 흩어지며 몸이 분열된다고 했다.
만물의 이치는 다를 수도 있지만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고 있다. 발․치․골․갑(發․齒․骨․甲)은 땅에서 빌리며 눈물(精․血․液)은 물에서 얻고, 온․난․조․열(溫․暖․燥․熱)은 불에서 얻는다.
영명(靈明)과 활동은 풍(風)에서 빌리니 4대가 조화되어 이루어지는 법이다. 지(地)가 넉넉하면 정(精)이 옥과 같으며, 화(火)가 성하면 기(氣)가 구름과 같고 풍(風)이 성하면 지혜가 신과 같다고 했다. 인간의 모든 것은 자연과 떨어질 수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기력(氣力)이 왕성할 때와 쇠락(衰落)은 나이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것을 신체에서 느낄 수가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아이를 갖지 못하고 반백의 나이에는 동작도 느려지며 근육의 탄력이 없어지고, 늘어져 힘을 쓰지 못하는 점 등은 현대인들이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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